본문 바로가기

광주포럼이벤트/광주포럼 Event 2013

[2013년 새해인사 댓글나눔] 2013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3년 새해인사댓글나눔] 2013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2항해일지

김을현


지금은 SNS의 구석기시대, 

하루에도 몇백년, 몇천년의 세월을 먹고 마시고 게워내고 있다.

나는 SNS시대의 원시인,

알타미라 동굴에서 우주의 환상을 보고 있다.

눈깜짝할사이, 지구를 7바퀴 반을 돌고돌아 너에게 간다.

너의 언 심장을 향하는 이카루스의 눈빛!

나는 쉼없이 흔들리고 손가락을 들어 지축을 세운다.

아아, 서석입석 솟아오른 용암의 뜨거움처럼

해가 뜨고 지고, 달이 별이 바람이 지나간다.

나는 수백개의 팔을 확산하여 민들레 홀씨로 뿌린다.

여기는 어디인가, 나는 누구인가.

우리 모두는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 것인가.

또 하나의 촛불을 밝혀들면

어딘가 서산대사도 만나고, 또 빈센트 반 고흐를 지난다.

마음이 갈라진 틈으로 화석이 되는 

나의 글, 너의 사진, 우리들의 시대여!

깨어지고 흩어지고 다시 뭉쳐지고 짖뭉개지길 어언겁.

다만 너에게 가고 있을 뿐,

오직 너에게 다다르고 싶을 뿐…….

이 모든 것이 우주의 착각일지라도 바로지금이 행복타.

어느 천년 후에, 번개 맞은 바위 사이로 날아가는 사람

그 무등에도 따뜻한 저녁노을이 물들기를 바라며.


교학상장, 광주포럼 식구들에게 바침.

2012.12.28. 시인, 포토페이저 김을현